한국에서는 보통 전집으로 유명한 책들이 많은데, 미국은 생각보다 시리즈물보다는 단권으로 많이 파는 느낌이다. 아직 어린아이들의 책은 얇은 종이로 만들어진 것보다 두꺼워서 찢기 힘든 빳빳한 종이인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이미 한 권의 가격이 만오천 원을 훌쩍 넘기기 때문일까? 한국만큼 전집으로 쉽게 찾기는 어렵다. (미국은 책 값이 한국에 비해 비싸다.) 좀 커서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정도가 되면, 그때는 시리즈 물로 Dog Man이나 Captain Underpants를 꽤 많이 읽는 것 같다. 만화책 형식이라 읽기 쉬우면서 그림이 많아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품이다. 그럼 미국에서 영유아 시기에는 주로 어떤 책을 읽힐까? 정답은 없겠지만, 우리 집에 있는 책들 중에 괜찮은 책들을 좀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 중에는 아마 한국에서도 번역되어 아시는 분들이 꽤 있을 수 있다.
1. 클래스는 영원하다, Dr. Seuss.
아마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적어도 한 권은 꼭 있을 것이다. 아주 단순한 책부터 좀 어려운 내용의 책까지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이 작가는 무려 1904년 생으로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그의 책은 남아 전설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미국 가정 집에는 꼭 있는 책이다. 아이들이 알파벳을 배울 때,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인지 라임을 이용한 책이 많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그냥 말이 안 되는 단어들도 껴있다. 읽다가 이게 무슨 소리야? 하실 수 있는데, 영어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런 책이니 넘어가시는 게 좋다.) 한국만큼 전집 수준으로 팔지는 않지만, 이 작가의 책은 여러 권을 묶어서 많이 판매한다. 5~6권을 묶어서 팔기도 하고, 아예 그 정도의 분량을 한 책으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나 역시 영어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좋을 것 같아서 조카에게 영어 버전을 선물하기도 했다.
2.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
사실 이 책은 아마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판다와 북극곰 버전도 있는데, 아마존에서는 당당히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기도 하고, 선생님들의 추천을 받은 책이기도 하다. 영유아들은 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동물의 이름을 영어로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별한 내용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이들이 흥미를 갖고 볼 수 있는 책이다. 책도 일반 종이로 되어있지 않고, 두꺼워서 영아들이 가지고 보기에도 편하다. 영어 문장도 길지 않고 짧으면서 초급 수준에 배울 수 있는 단어들로 구성되어있어 읽어주는 부모님들도 부담스럽지 않다.
3. 원서로 보면 읽는 맛이 다른 Emma Dodd.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하는 책이다. 사실 한국에서 한글판으로도 출판이 되어있고, 나는 한글판으로 먼저 접했다. 책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미국 도서관에서 우연히 이 작가의 책을 보게 되었다. 혹시 한글판으로 이 책을 소장하고 마음에 들어하는 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원서를 구해서 읽는 걸 추천한다. 일단, 한국으로 넘어가면서 책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였는지 색감의 표현이 다르다. 중간중간 금박이 박힌 것도 있고, 원서로 보면 더 그림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영어 원작이라서 영어로 읽었을 때의 그 감동이 더 세게 온다. 영어가 쉽기 때문에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 그 맛이 좀 사라진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하다. 주제도 대체로 따뜻하고 사랑스럽기 때문에 아이에게 읽어주기에도 좋다. 책값이 너무 부담된다면 단권으로라도 사보시는 걸 추천한다.
미국에서 유아동들에게 읽어주면 좋을만한 책에 대해 알아보았다. 여기 목록에는 없지만 더 좋은 책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다만 나의 추천을 바탕으로 쓰여진 글이라 개인적인 취향도 들어갔고, 내가 실제로 읽어본 책들 중에서 고른 것이니 너그럽게 봐주시면 좋겠다.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들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시면 좋겠다. 혹시 여기에는 없지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댓글로 부탁드린다.
'육아 >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에서 임신 출산 육아] 임신 17주차 기록 (병원 검진) (5) | 2024.09.17 |
---|---|
[미국에서 임신 출산 육아] 임신 17주 입덧 약 끊었다가 고생한 일 (7) | 2024.09.16 |
[미국에서 임신 출산] 임신 16주의 기록 (feat. 근로자의 날) (3) | 2024.09.11 |
[미국에서 임신 출산 육아] 미국 코스트코에서 추천하는 아이템 (4) | 2024.09.09 |
[미국에서 육아] 아이와 무료 체험 교실 (신청하는 법) (1) | 2024.09.08 |